아이스크림을 한 입 먹는 순간 이가 찌릿하게 시린 경험이 있다. 처음엔 그냥 찬 음식이라 그런 거겠지 싶었다. 그런데 시린 느낌이 점점 심해져서 찬 물을 마실 때도, 심지어 차가운 바람이 입으로 들어올 때도 이가 시린 날이 생겼다. 양치를 더 열심히 해봤는데 오히려 양치 중에도 시린 느낌이 왔다. 충치가 있나 싶어 거울로 들여다봐도 특별히 까만 부분이 보이지 않았다. 충치도 아닌데 왜 이가 이렇게 시린지 몰라서 그냥 참고 지내다가, 나중에 알고 보니 원인이 꽤 다양했다.
찬 것을 먹으면 이가 시린 흔한 이유
이가 시린 가장 흔한 원인은 상아질 과민증이다. 치아 표면을 덮고 있는 법랑질이 닳거나 잇몸이 내려가면 그 아래 상아질이 노출된다. 상아질에는 미세한 관이 뚫려 있어 차갑거나 뜨거운 자극이 치수 신경까지 전달되면서 시린 느낌이 생긴다. 법랑질은 한번 닳으면 재생되지 않기 때문에 원인을 빨리 파악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잘못된 양치 습관도 흔한 원인이다. 칫솔을 너무 세게 가로로 문지르면 법랑질이 마모되고 잇몸이 내려간다. 딱딱한 칫솔모를 사용하거나 식사 직후 바로 세게 양치하는 습관이 오랫동안 반복되면 상아질이 노출될 수 있다.
단순 충치로 넘기면 안 되는 이유
이가 시린 원인은 충치 외에도 다양하다. 어떤 상황에서 시린지에 따라 원인이 달라진다.
- 잇몸 퇴축 — 잇몸이 내려가면 치아 뿌리 부분이 노출되면서 시린 증상이 생긴다. 치아 뿌리는 법랑질로 덮여 있지 않아 자극에 훨씬 민감하다. 치아가 길어 보이거나 잇몸 경계가 내려간 느낌이 든다면 잇몸 퇴축을 의심해볼 수 있다. 잘못된 양치 습관, 잇몸 질환, 이갈이가 주요 원인이다.
- 이갈이·이 악물기 — 자는 동안 이를 갈거나 낮에 무의식적으로 이를 악무는 습관이 있으면 치아 표면이 마모되고 법랑질이 닳는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턱이 뻐근하거나 치아가 납작하게 닳아 있다면 이갈이를 의심해볼 수 있다.
- 산 부식 — 탄산음료, 과일 주스, 식초 같은 산성 식품을 자주 마시면 치아 표면이 산에 의해 녹아 법랑질이 얇아진다. 역류성 식도염이 있어 위산이 자주 올라오는 경우도 치아 안쪽 면이 산에 의해 손상될 수 있다. 탄산음료를 마신 직후 양치를 하면 오히려 산이 활성화된 상태에서 법랑질을 더 깎아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 치아 균열 — 딱딱한 음식을 씹다가 치아에 미세한 균열이 생기면 씹을 때나 온도 자극 시 찌릿한 통증이 온다. 특히 찬 것을 먹을 때보다 뜨거운 것을 먹을 때 더 아프거나, 씹을 때 특정 각도에서 통증이 온다면 치아 균열을 의심해볼 수 있다.
- 치주 질환 — 잇몸에 염증이 생기고 치조골이 흡수되면 치아 뿌리가 노출되고 시린 증상이 나타난다. 양치 시 잇몸에서 피가 나고, 잇몸이 붓고 빨개지며, 입냄새가 심하다면 치주 질환을 의심해볼 수 있다.
생활 속에서 먼저 확인해볼 것들
- 양치 방법 바꾸기 — 칫솔을 치아에 45도 각도로 대고 잇몸에서 치아 방향으로 부드럽게 쓸어내리는 방식으로 바꾸자. 가로로 세게 문지르는 습관이 법랑질 마모의 주요 원인이다. 부드러운 칫솔모로 바꾸고 힘을 빼고 양치하는 것만으로도 시린 증상이 줄어드는 경우가 많다. 나도 양치 방법을 바꾸고 나서 두 달 만에 찬물 마실 때 시린 느낌이 확연히 줄었다.
- 시린 이 전용 치약 사용 — 질산칼륨이나 불화나트륨이 포함된 시린 이 전용 치약은 노출된 상아질 관을 막아 시린 증상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최소 4~6주 꾸준히 사용해야 효과가 나타나므로 인내심을 갖고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 산성 음식 섭취 후 바로 양치하지 않기 — 탄산음료나 과일 주스를 마신 직후에는 양치를 30분 이상 미루자. 산에 의해 일시적으로 부드러워진 법랑질이 양치로 더 마모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대신 물로 입을 헹구는 것이 좋다.
- 이갈이 방지 마우스피스 착용 — 이갈이가 의심된다면 치과에서 수면용 마우스피스를 맞춰 착용하자. 치아 마모를 막고 시린 증상이 악화되는 것을 예방하는 데 효과적이다.
- 불소 함유 제품 활용 — 불소는 법랑질을 강화하고 상아질 관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 불소 함유 치약과 불소 구강청결제를 함께 사용하면 치아 시린 증상 완화에 실질적인 효과가 있다.
이런 경우엔 병원 진료를 받아야 한다
- 시린 증상이 한 달 이상 지속되고 시린 이 치약을 써도 나아지지 않는다
- 찬 것뿐 아니라 뜨거운 것, 단 것에도 시린 느낌이 온다
- 씹을 때 특정 각도에서 찌릿한 통증이 반복된다
- 양치 시 잇몸에서 피가 나고 잇몸이 붓고 내려간 느낌이 든다
- 치아가 납작하게 닳아 있거나 아침마다 턱이 뻐근하다
시린 이 증상은 치과에서 치아 상태를 직접 확인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잇몸 퇴축과 치주 질환은 스케일링과 잇몸 치료로 진행을 막을 수 있다. 치아 균열은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경우도 있어 치과용 특수 염료나 교합지 검사로 확인한다. 심한 상아질 노출은 레진이나 글라스아이오노머로 덮어주는 치료로 시린 증상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다.
이가 시리다는 건 치아가 보내는 마모 경보다
찬 것을 먹을 때마다 이가 시린 걸 그냥 예민한 치아 탓으로 넘기다 보면 법랑질 손상이 더 진행되어 나중엔 치료가 더 복잡해질 수 있다. 양치 방법을 바꾸고 시린 이 치약으로 바꾸는 것이 먼저다. 그래도 한 달 이상 나아지지 않는다면 치과에서 원인을 정확히 확인받는 것이 맞다. 치아는 한번 닳으면 되돌아오지 않는다.
본 글은 일반적인 건강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의학적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증상이 지속되거나 심해지면 반드시 전문 의료기관을 방문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