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있다 보면 어느새 목이 뻐근하고 어깨까지 당기는 느낌이 쌓인다. 나는 한동안 그냥 오래 앉아 있어서 그런 거라고 생각했다. 스트레칭을 하면 잠깐 풀리다가 다음 날 아침이면 다시 목이 굳어 있는 패턴이 반복됐다. 심한 날은 목을 좌우로 돌리기가 힘들고, 뒷머리까지 뻐근하게 당기는 느낌이 올라왔다. 마사지를 받으면 그날은 시원한데 며칠 지나면 금방 원래대로 돌아왔다. 단순히 자세 문제라고 보기엔 해결이 너무 안 됐다.
목이 뻐근하고 당기는 흔한 이유
목 뻐근함의 가장 흔한 원인은 장시간 같은 자세 유지로 인한 목 근육 긴장이다. 고개를 앞으로 내밀거나 숙인 자세로 스마트폰이나 모니터를 오래 보면 목 뒤쪽 근육이 지속적으로 수축된 상태를 유지한다. 고개가 1cm 앞으로 나올 때마다 목에 가해지는 하중이 2~3kg씩 증가하기 때문에 목 근육이 쉽게 과부하 상태가 된다.
수면 자세도 흔한 원인이다. 너무 높거나 낮은 베개, 엎드려 자는 자세는 목뼈와 근육에 비틀림을 가하면서 아침에 유독 목이 뻐근한 상태로 깨게 만든다.
단순 자세 문제로 넘기면 안 되는 이유
목 뻐근함이 자세 교정만으로 해결되지 않거나 팔 저림, 두통이 함께 나타난다면 다른 원인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 일자목·거북목 — 정상적인 목뼈는 C자 곡선을 이루고 있는데, 스마트폰과 컴퓨터 사용이 늘면서 이 곡선이 펴지거나 역으로 꺾이는 일자목이 생긴다. 일자목이 되면 목뼈가 충격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하고 주변 근육이 과부하를 받아 만성적인 뻐근함이 생긴다. 옆에서 봤을 때 귀가 어깨보다 앞으로 나와 있다면 거북목 상태다.
- 경추 디스크 — 목뼈 사이 디스크가 탈출하거나 신경을 압박하면 목 뻐근함과 함께 어깨, 팔, 손가락까지 저림이 뻗어 내려온다. 특정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거나 젖힐 때 팔 저림이 심해진다면 경추 디스크를 의심해볼 수 있다.
- 근막통증증후군 — 목과 어깨 근육 안에 딱딱하게 뭉친 통증 유발점이 생기면 누르면 극심하게 아프고, 그 통증이 뒷머리나 관자놀이로 퍼지는 연관통이 나타난다. 마사지를 받으면 잠깐 풀리다가 금방 재발하는 패턴이 반복된다면 근막통증증후군일 가능성이 높다. 나도 이 패턴이 반복되다가 트리거포인트 치료를 받고 나서 처음으로 제대로 풀리는 느낌을 받았다.
- 경추관협착증 — 나이가 들면서 목뼈와 인대가 두꺼워져 신경이 지나는 통로가 좁아지면 목 뻐근함과 함께 양쪽 팔이 저리고 손 동작이 어눌해지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50대 이후 목 증상과 함께 젓가락질이나 단추 채우기가 부쩍 힘들어졌다면 확인이 필요하다.
- 갑상선 이상·림프절 문제 — 목 앞쪽이나 옆쪽이 당기고 불편하다면 갑상선 이상이나 림프절 문제를 의심해볼 수 있다. 목 뒤쪽 뻐근함이 아니라 목 앞쪽이나 옆쪽에 덩어리가 만져지거나 부어 있다면 반드시 확인이 필요하다.
생활 속에서 먼저 확인해볼 것들
- 모니터 높이 조정하기 — 모니터 상단이 눈높이와 같거나 약간 낮게 위치해야 고개를 숙이지 않고 작업할 수 있다. 노트북을 그대로 사용하면 고개가 자연스럽게 아래로 향하기 때문에 외장 모니터나 노트북 거치대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나도 모니터 높이를 올린 것만으로 퇴근 후 목 뻐근함이 절반으로 줄었다.
- 1시간마다 목 스트레칭 — 고개를 천천히 좌우로 돌리기, 귀를 어깨 쪽으로 기울이기, 턱을 가슴 쪽으로 당겨 목 뒤를 늘리는 동작을 1시간마다 30초씩 해주자. 짧은 시간이지만 근육 긴장을 주기적으로 해소해주는 것이 만성화를 막는 핵심이다.
- 베개 높이 맞추기 — 옆으로 누웠을 때 머리와 목, 척추가 일직선이 되는 높이의 베개가 이상적이다. 너무 높거나 낮은 베개는 자는 동안 목에 지속적인 부담을 준다. 경추 전용 메모리폼 베개가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다.
- 스마트폰 사용 자세 바꾸기 — 스마트폰을 눈높이로 들어 올려 보는 습관을 들이자. 팔이 피곤하면 팔꿈치를 테이블에 올려놓고 화면을 눈높이로 유지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법이다.
- 목·어깨 근력 강화 — 목 주변 근육이 약하면 조금만 긴장해도 뻐근함이 심해진다. 턱을 당기는 친 턱 운동, 밴드를 이용한 목 저항 운동을 꾸준히 하면 목 근육의 지구력이 높아져 같은 자세를 오래 유지해도 덜 뻐근해진다.
이런 경우엔 병원 진료를 받아야 한다
- 목 뻐근함과 함께 팔이나 손가락까지 저림이 뻗어 내려온다
- 특정 방향으로 고개를 돌릴 때 팔 저림이 심해진다
- 목과 어깨 근육에 누르면 극심하게 아픈 부위가 있고 두통이 함께 온다
- 50대 이후 목 증상과 함께 손 동작이 어눌해지고 젓가락질이 힘들어졌다
- 목 앞쪽이나 옆쪽에 덩어리가 만져지거나 부어 있다
경추 디스크와 경추관협착증은 MRI 검사로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 근막통증증후군은 재활의학과나 통증의학과에서 트리거포인트 주사와 물리치료로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 목 앞쪽 덩어리는 갑상선 초음파로 빠르게 확인이 가능하다.
목 뻐근함은 자세가 아니라 습관을 바꿔야 해결된다
목이 뻐근할 때마다 마사지로 버티는 것은 임시방편이다. 모니터 높이를 올리고, 스마트폰을 눈높이로 들고, 1시간마다 스트레칭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다. 이렇게 해도 팔 저림이나 두통이 동반된다면 그때는 경추 상태를 직접 확인받는 것이 맞다. 목은 뇌와 몸을 연결하는 통로인 만큼 만성화되기 전에 잡는 것이 중요하다.
본 글은 일반적인 건강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의학적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증상이 지속되거나 심해지면 반드시 전문 의료기관을 방문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