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나 첫 발을 내딛는 순간 발뒤꿈치에 날카로운 통증이 오는 경험이 있다. 나는 처음엔 그냥 오래 서 있어서 발이 피로한 거겠지 싶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자고 일어난 직후, 첫 몇 걸음이 가장 아프고 조금 걷다 보면 통증이 줄어드는 패턴이 반복됐다. 쉬면 나아지는 게 아니라 오히려 쉬고 나서 더 아픈 것이 이상했다. 운동을 무리하게 한 것도 아닌데 매일 아침 발뒤꿈치부터 시작되는 하루가 점점 고역이 됐다.
아침에 발뒤꿈치가 아픈 흔한 이유
아침 첫 걸음에 발뒤꿈치 통증이 오는 가장 흔한 원인은 족저근막염이다. 발바닥을 지지하는 족저근막이 반복적인 자극으로 염증이 생긴 상태인데, 자는 동안 수축되어 있던 근막이 첫 걸음에 갑자기 늘어나면서 통증이 생긴다. 조금 걷다 보면 근막이 풀리면서 통증이 줄어드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족저근막염 외에도 발뒤꿈치 통증을 일으키는 원인은 다양하다. 아침 통증의 패턴, 위치, 동반 증상에 따라 원인이 달라질 수 있어 정확한 파악이 중요하다.
단순 피로로 넘기면 안 되는 이유
발뒤꿈치 통증이 단순한 피로나 족저근막염이 아닐 수 있는 경우들이 있다. 아래 상황이 해당된다면 좀 더 살펴볼 필요가 있다.
- 골극(뼈 돌기) — 족저근막염이 오래 지속되면 발뒤꿈치 뼈에 가시 모양의 뼈 돌기(골극)가 생길 수 있다. 이 경우 발뒤꿈치 특정 부위를 누르면 유독 날카롭게 아프고, 딱딱한 바닥에 서 있을 때 통증이 심해진다. X선 촬영으로 확인할 수 있다.
- 통풍 — 요산이 관절에 쌓이면 극심한 통증이 생기는데, 발뒤꿈치나 발목에도 나타날 수 있다. 통풍성 통증은 갑자기 시작되고 매우 심하며, 해당 부위가 빨갛게 부어오르는 특징이 있다. 육류, 내장, 술을 즐겨 먹고 발뒤꿈치가 갑자기 심하게 아프다면 통풍을 의심해볼 수 있다.
- 아킬레스 건염 — 발뒤꿈치 뒤쪽, 아킬레스건이 붙는 부위에 통증이 집중된다면 아킬레스 건염일 수 있다. 족저근막염이 발바닥 쪽 통증이라면, 아킬레스 건염은 발뒤꿈치 뒤쪽 통증이라는 점에서 위치로 구별할 수 있다. 운동량을 갑자기 늘린 경우, 하이힐을 오래 신은 경우에 흔하게 나타난다.
- 척추관절염·강직성 척추염 — 발뒤꿈치 통증이 아침에 심하고, 허리와 엉덩이 통증이 함께 있으며, 30분 이상 움직이면 오히려 나아지는 패턴이라면 척추관절염이나 강직성 척추염을 의심해볼 수 있다. 젊은 남성에게 비교적 흔하며, 조기 발견이 중요한 질환이다.
- 지방패드 위축 — 발뒤꿈치 뼈를 쿠션처럼 감싸는 지방패드가 나이가 들면서 얇아지면 충격 흡수 능력이 떨어져 통증이 생긴다. 이 경우 딱딱한 바닥에서 특히 아프고, 쿠션감 있는 신발을 신으면 확연히 나아진다.
생활 속에서 먼저 확인해볼 것들
- 기상 직후 스트레칭 — 자리에서 일어나기 전, 누운 상태에서 발목을 위아래로 20회 정도 천천히 움직여 족저근막을 미리 풀어주자. 첫 걸음 전에 근막을 워밍업하는 것만으로도 아침 통증이 크게 줄어든다. 나도 이 습관을 들이고 나서 첫 걸음의 통증이 확연히 달라졌다.
- 쿠션 있는 실내화 착용 — 맨발로 딱딱한 바닥을 걷는 것은 족저근막과 발뒤꿈치 지방패드에 직접적인 자극이 된다. 집 안에서도 쿠션감 있는 슬리퍼나 실내화를 신는 습관을 들이자. 특히 아침에 첫 걸음을 내딛기 전에 신발부터 신는 것이 포인트다.
- 종아리 스트레칭 꾸준히 하기 — 종아리 근육이 뭉치면 족저근막에 가해지는 장력이 커진다. 벽에 손을 짚고 한쪽 다리를 뒤로 뻗어 발뒤꿈치를 바닥에 붙이는 종아리 스트레칭을 하루 3회, 30초씩 꾸준히 하면 족저근막염 예방과 완화에 효과적이다.
- 신발 점검하기 — 쿠션이 닳은 운동화, 딱딱한 밑창의 구두, 하이힐은 발뒤꿈치 통증을 악화시킨다. 신발 밑창이 닳았다면 교체 시기가 된 것이다. 아치 지지대(인솔)를 추가하는 것만으로도 통증이 줄어드는 경우가 많다.
- 체중 관리 — 체중이 늘수록 발바닥에 가해지는 압력이 커진다. 체중이 1kg 늘면 발바닥에 가해지는 압력은 3~5kg 증가한다. 족저근막염이 있다면 체중 관리가 치료의 일부라고 봐도 무방하다.
이런 경우엔 병원 진료를 받아야 한다
- 아침 첫 걸음 통증이 3개월 이상 지속되고 나아지지 않는다
- 발뒤꿈치가 빨갛게 붓고, 열감이 느껴지며 통증이 갑자기 심해졌다
- 발뒤꿈치 뒤쪽(아킬레스건 부위)이 아프고 계단을 오르내릴 때 특히 심하다
- 허리, 엉덩이 통증이 함께 있고 아침에 30분 이상 뻣뻣한 느낌이 든다
- 한쪽 발뒤꿈치만 반복적으로 아프고, 휴식을 취해도 나아지지 않는다
족저근막염은 초기에 스트레칭과 보조기 치료로 80% 이상 호전되지만, 6개월 이상 방치하면 만성화되어 치료 기간이 훨씬 길어진다. 통풍이나 척추관절염은 혈액 검사와 영상 검사로 조기에 확인하는 것이 관절 손상을 막는 핵심이다.
아침 첫 걸음이 아프다면 발이 보내는 신호를 무시하지 말자
아침마다 발뒤꿈치 통증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게 당연한 일이 되어버리면 안 된다. 기상 직후 스트레칭과 적절한 신발 선택만으로도 상당 부분 개선될 수 있다. 그래도 3개월 이상 통증이 지속된다면 족저근막염 외의 원인을 확인하러 병원을 찾는 것이 맞다. 발이 편해야 하루가 편하다.
본 글은 일반적인 건강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의학적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증상이 지속되거나 심해지면 반드시 전문 의료기관을 방문하시기 바랍니다.
